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조금만 더 가까이 - 받는 사랑보다 주는 사랑이 더 해피하다

효준선생 2010. 10. 21. 01:05

 

 

 

 

 

 

 

 

 

 

어느새 가을도 깊어지고 있다. 유난히도 덥고 비도 많이 왔던 올 여름이 끝난지 두어달 된 것 같은데 사위는 짙은 감색과 붉은 기운을 띄고 있다. 성숙의 계절을 지나면 수확의 계절이 올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사랑하는 것 같아 행복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런 사랑은 오래가지 못할뿐더러 혹시라도 헤어지고 나면 그 추억마저도 너덜거리게 된다. 왜 그 사랑은 내 사랑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먼저 그를 사랑하기에 행복하다고 말하면 그건 사랑이고 오래가고 헤어지더라도 추억이라고 이름 붙일 수 있다. 받는 사랑보다 주는 사랑이 좀더 행복하다는 것. 적지 않은 사람은 모르는 듯 하다


영화 조금만 더 가까이는 가을에 어울리는 영화다. 아님 좀 더 지나 초겨울까지는 괜찮다. 더운 여름 이 영화를 보았다면 화를 낼지도 모른다. 사랑이야기임에도 얼굴이 화끈거리거나 그 무던한 언사에 동의하지 못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영화속에서 그런 말을 한다. 여자는 옛 남자와 조우한뒤, 내가 불행하니깐 넌 행복해서는 안돼. 세상에 그런 말이 어디에 있나. 진심은 아닐거라고 본다. 여자는 계속 말한다. 그때는 왜그랬는데...왜 그랬는데...그때는. 이미 지나간 일처럼 들렸다. 그리고 전화가 오자 받지 말라고 한다. 그리고 지금의 남자의 여자에게 잘해주지 말라고 한다.


과거의 여자가 나타나 현재의 여자에게 잘해주지 말라니, 아직도 그녀의 사랑은 진행형일까 그래보인다. 때마침 여자의 휴대폰이 울리자 여자는 말한다. 나도 남자가 생겼다라고. 그럼 왜 그녀는 과거의 남자에게 마치 현재의 여자처럼 읖조리며 매달리는 것처럼 말하는 것일까 그 전화는 아무 상관없는 전화였을 것이다. 거짓으로 돌려댄 것이다. 더 이상 그녀가 과거의 남자에게 해줄만은 없어 보인다. 마스카라를 짙게 하고 나온 그녀의 눈가에 눈물이 맺히는 것처럼 보인다. 남자의 시선에서 멀어져 택시를 탄 그녀, 택시안에서 그녀는 검은 눈물을 흘릴지도 모른다.


이 영화 세 번째 에피소드다. 5편의 옴니버스 영화지만 각각의 제목은 달려있지 않다. 모든 에피소드는 왜곡되고 깨진 것 같은 사랑을 얘기하는 것 처럼 보인다. 하지만 한 명의 감독이 연출한 것으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각각의 편차가 크다. 억지라도 공통된 주제를 찾자면 이런 것이다. “지금 사랑할 수 없는 그대에게 나를 보여주노니”


영화 제목인 조금만 더 가까이와는 어쩌면 반대적인 개념이다. 가까이 다가와 주기 바라지만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기에, 그리 말한 것처럼 보인다.


작년과 올해 다작의 길로 접어든 정유미와 윤계상이 세 번째 에피소드의 주인공으로, 의형제에 나왔던 윤희석과 홍대의 노래 잘하는 여가수 요조가 마지막 에피소드의 주인공으로 나왔다. 아저씨에서 비운의 여인역으로 나왔던 김효서도 눈에 띈다.


마지막 에피소드의 배경이 참 아름답다. 작년 늦가을 남산에서 찍은 것으로 보이는 풍광, 조금 있으면 직접 찾아가 보고 싶을 정도로 바알갛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