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곁에 있어서 그 소중함을 모르다가 갑자기 소실된다 치면 그 부재를 안타까워 함은 凡人의 가장 일반적인 감정의 기복일 것이다. 딸에게 엄마라는 존재는 그 자신이 엄마가 될때 비로소 알게 된다고 하니 박애자씨는 아직 한참 더 기다려야 하는 모양이다.
영화 애자는 촌스러운 이름을 가진 한 여성의 시각에서 본 모녀간의 사랑을 그린 영화다. 처음 나온 포스터는 최강동안 최강희가 비딱한 시선을 하고 내이름 가지고 놀리면 디진다라는 카피로 등장했었다. 개봉이 다가오면서 더블 메인인 김영애와 가을 분위기가 물씬나는 포스터로 바뀐 듯 한데...
영화 애자는 독립영화와 혹은 드라마가 스크린으로 옮겨 탄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에는 규모가 워낙 커지다 보니 많은 배우들이 우르르 출연하거나 과감한 컴퓨터 그래픽이 난무해야 대작영화로 쳐주는 현상도 일었지만 작아도 사람들의 가슴에 작은 돌 하나 던질 수 있는 영화 충분히 만들 수 있음을 여기저기서 보여주고 있다.
부산의 어느 여학교 말썽꾸러기지만 글쓰는데는 한가닥 소질이 있는 애자, 졸업후 10년 뒤에는 그럴듯한 소설가 지망생으로 성장하지만 뜻밖에도 엄마와 티격태격이다. 하지만 그 갈등은 충분히 풀고도 남을 만큼 소소한 것들이다. 취직해라, 시집가라등등 잔소리에 귀를 막는 딸,
하지만 그 잔소리를 듣지 못할 때가 가까이 오고 있음을 안 딸은 그제서야 엄마의 부재에 대해 안쓰러워 한다.
엄마는 자동차 앞자리에 앉지 못하며 동물병원을 하면서 유기견을 데려다 키우며 아들에게는 온갖 뒷바라지를 하면서도 딸은 그렇게 해주지 못한다. 또 휘파람을 불지 못하는 딸을 구박하기도 한다.
마지막 엄마가 애자를 떠나는 장면은 약간의 문제의 소지가 있어보인다. 모녀의 마지막이라 슬프니깐 딴지걸지 말라면 어쩔 수 없지만...글쎄 법적으로 윤리적으로 문제는 없는지...
주연 배우들이야 워낙 연기력이 출중하니까 큰 무리는 없어 보이지만 조연급 중에서는 다소 힘이 딸리는 배우들도 있었다. 아쉽지만 어차피 최강희, 김영애 투톱인지라...추가로 서울에서만 살아서인지 부산 사투리가 귀에 안들어 오는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는 영원히 극복할 수 없는 것일까?
날씨가 스산하다. 극장을 나서는 이 밤 가을이 성큼 다가온 듯 하다. 부모의 부재를 이미 저승으로 간뒤 슬퍼하지 말고 이승에서 살 부딛끼며 잘 살라고 하는 말도 있는데 다들 비슷한 느낌을 하고 극장 문을 나서지나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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