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시선1318 - 청소년들의 고뇌 기성세대가 이해할까

효준선생 2009. 6. 14. 00:16

 

 

 

 

릴레이, 유앤미, 달리는 차은(위에서 차례로)

 

 

 

여기 한 소녀가 있다. 그녀의 아빠는 배를 타고 나가 고기를 잡는 일 말고는 딸에 대해서는 별다른 관심도 간섭도 없어 보인다. 그녀의 엄마는 필리핀에서 온 여자다. 소녀에게는 어린 남동생이 있다. 하지만 소녀와 동생은 얼굴 색이 다르다.

소녀의 이름은 장차은, 그녀의 유일한 특기이자 취미는 달리기다. 그녀는 동네 어귀에서, 운동장 트랙에서 달릴때 가장 아름답고 환한 얼굴을 하고 있다.


전북 익산의 어느 중학교. 단촐한 학생수의 이 학교 육상부에 다니는 차은이는 어느날 학교 육상부가 해체되고 코치는 서울로 간다고 했다. 몇몇 학생들에게 같이 전학을 가자고 하지만 차은이의 아빠는 허락을 하지 않는다. 시무룩한 차은이 옆에 다가선 같은 학교 남학생. 차은이에게 관심을 보이지만 차은이는 그런 소년이 남자로 보이지도 않는다.


우연히 차은이네 집에 놀러갔다가 소녀의 어머니가 필리핀에서 온 새엄마임을 알게 되었고 소문은 학교에 퍼진다. 학교 친구들은 차은이를 보고 필리핀이라고 놀린다. 차은이는 다시 한번 전학을 가겠다고 하지만 반대하는 아빠, 차은이는 소년에게 약간의 돈을 빌려 무작정 집을 나선다. 그러다 트럭을 몰고 차은이를 찾으러 나온 새엄마는 그녀와 짧은 동행을 한다.


배우들은 모두 생짜들이다. 실제로 육상선수를 발굴했고 새엄마로 나온 아리네스는 실제로 필리핀에서 온 평범한 일반인이다. 피부색은 다르지만 낳은 정이 아니기 때문에 서먹한 느낌을 적절하게 표현해내고 있다. 


달려라 차은은 단편영화지만 이번 시선 1318에서 가장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킨 영화로 주목을 받고 있다. 여고괴담2편의 감독인 김태용이 매거폰을 잡은 달리는 차은이는 최근 사회문제가 된 동남아에서 온 여성들의 삶과 청소년들의 갈등을 진폭이 크지 않아도 울림이 있는 그런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다.

 

 

 

 

 

박보영은 여고생이다. 등굣길에 그녀는 강아지 집을 들고 있다. 친구가 선생님의 시선을 돌리는 사이 그녀는 학교안에 강아지 집을 놓고 시간이 날때마다 와서 우유를 먹인다. 그런데 강아지 집에는 강아지가 아닌 아기가 들어있다.


그럼 박보영이 과속스캔들에 이어 또 미혼모로 나오나? 친구들과 합세해 보육원으로 아기를 보내자고 하는 선생님들과 한판 승부를 벌인다. 박보영과 친구들은 학교안에서 키울 수 있게 하자는 이야기이고 교감으로 나온 문성근은 이해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럴 수 없다고 한다. 그 와중에 도대체 이 아이는 누구의 아이인지 밝혀지지 않는다. 하지만 학생들은 함구하고 있다.


학생들과 선생님들의 대치속에서 한 학생이 나오더니 자신의 아이라고 고백한다. 아이 때문에 더 이상 학교를 다니지 못하겠다고 하자 모든 학생들이 선처를 부탁하고 결국 아이는 학교 양호실로 보내진다.


상황이 지나치다고 할 수 있겠지만 어쩌면 학교에서 떠난지 오래된 기성세대들이 모르는 현실은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 화장실에서 아이를 낳고는 그냥 도망갔다는 이야기는 축복을 받아야 할 새로운 탄생이 우리의 현실이라는 벽앞에서 거추장스럽고 이야기를 꺼내기 힘든 터부가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학교가 아기를 받아준다고 막장이라고 하지 말자. 그아이는 그 학생의 아이일 뿐 아니라 사회가 책임져야할 공동의 육아의 책임이 기성세대에 있음을 꼬집고 있는 영화라고 보인다.

 

“헛! 지금 뭐 찍는 거에요? 이거 뭐냐구요? 비밀이에요! 갑자기 왠 관심이실까? 평소엔 관심도 없더니.”



실제 대사인 이말이 감독이 사회에 하고픈 말이 아닐까 싶다. 이현승 감독은 시월애, 그대안의 블루를 찍었었다.


지금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커버린 배우 박보영과 여고괴담5에 나올 손은서도 이 영화에 나온다. 사실 시선 1318의 티켓 파워는 실제 박보영이 아닐까하는데...친구로 나온 손은서...음 좀 늙어 보인다.

 

 

 

역도를 하는 여자애, 그리고 내성적 성격의 남자애

기운센 여자로 여겨지는 게 싫어서 역도를 하지 않을려고 하지만 대안은 없다.

한국이 싫어서 호주로 유학을 가려고 하지만 인터뷰도중에 여선생에게 뽀뽀해달라고 해버렸다.

둘다 스스로의 모습에 고개를 숙이고 버스에 오른다. 바닷가에 도착했다. 원래 그곳은 목적지가 아니었다. 남자애는 여자애의 모습을 따라 왔다. 알고보니 같은 반. 운동부여서 그 애가 자신랑 같은 반인지도 잘 몰랐다.


영화 유앤미는 삼거리 극장 전계수 감독이 맡았다. 대사도 많지 않고 설정도 평범하다. 역도선수 여자와 내성적인 남자 사이에 아무런 공통점도 없다. 단지 미래에 대해 알 수 없는 두려움과 혼란으로 갈등을 겪고 있을뿐, 롱테이크를 써서 촬영을 해서 그들의 심정이 지난함을 보여주려고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누구도 자신의 미래에 대해 알지 못한다. 마지막 컷처럼 바다에나 가보면 답을 구할 수 있으려나. 정말 오래 바다에 가보지 못했다.

 

영화는 이외에도 두편이 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