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명탐정 코난 : 수평선상의 음모 - [리뷰] 15년전 바다에선 무슨 일이
한 줄 소감 : 복수를 위해 15년을 기다릴 수 있다는 것이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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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만화 영화 명탐정 코난 : 수평선상의 음모는 극장판 9번째 이야기로 2005년에 제작되었다. 이번에 선을 보인 시리즈는 코난이 대형 크루즈 선박에 올라 여유롭게 여행이라도 할 줄 알았지만 그 선박과 관련된 과거의 어떤 사실에 연루되어 추리를 풀어가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코난 시리즈를 눈 여겨 본 사람은 금방 알 수 있는 사실 하나는, 숫자 15에 강박처럼 집착한다는 것인데 이번 시리즈도 예외가 없었다. 인트로에 삽입된 과거의 사건도 지금으로부터 15년 전 어느 배의 침몰과 선장의 죽음을 그리고 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초대형 선박이 이야기의 배경으로 등장하고 코난 일행이 숨겨진 과거의 사건, 그리고 앞으로 닥칠 일들을 액션과 추리를 섞어 보여준다.
코난 시리즈는 사실 저연령 유아들을 대상으로 한 만화는 아니다. 살인사건이 빈번하고, 약한 수준이지만 각종 총기류등이 등장하는 등 마냥 순진무구한 이야기들이 나오지 않는다. 반대로 그런 이유로 나이가 든 관객들도 아이를 동반하고 와서 보는 그런 이유도 필요없이 혼자 와서 봐도 좋을 정도로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기도 한다.
주로 범인찾기가 주요한 소재가 되는데, 이번 시리즈에도 의심이 갈 만한 사람을 전진 배치시켜놓고 나중엔 의외의 인물을 범인이라고 확정하는 수순인데, 이런 반전과 범행의 당위성등이 개연성을 가지면서 자연스럽게 수긍을 하게 만든다. 좁게 말해자면 일종의 아버지에 대한 복수극인데, 과연 그 한풀이를 위해 15년이나 마음 속에 칼을 갈고 산다는 게 쉽게 공감이 가진 않는다. 어쨌든 그(그녀)의 열의에 놀랄 따름이다.
이번엔 추리의 핵심은 코난이 아니라 모리(한국어버전에서는 유명한 탐정)인데, 아무래도 살인 사건과 관련해서 구체적인 추리가 필요했고, 어른들이기에 느낄 수 있는 감수성이 필요했던 부분이 있어서 코난을 2선에 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코난의 활약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니 실망할 필요는 없다.
바다를 배경으로 하는 시리즈라, 후반부 선박 탈출과정등은 흡사 영화 타이타닉을 닮은 느낌이 든다. 엔딩 즈음에 아슬아슬한 구출작전이 펼쳐지기도 하고, 지금은 타계한 추억의 가수 자드(ZARD)의 보컬 사카이 이즈미의 노래를 들을 수 있어 좋았다.
코난 시리즈를 보면서 늘 느끼는 것이지만 벌써 10년 가까이 된 작품이 지금 봐도 크게 어색하지 않은 건 이 시리즈가 갖는 가장 큰 메리트다. 시리즈 각각의 화질이나 구성들도 균질성을 놓치지 않는 점도 매력이고, 그렇기 때문에 어린 시절 코난을 보고 자란, 지금은 어른임에도 코난 시리즈에 기대를 하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다. 물론 다음 시리즈도 나올 것임을 알기에 더욱 그렇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