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하이레인 - 아찔하고 공포스러운 현기증 좀 느껴보실라우
프랑스 영화는 늘 멜랑꼴리하고 버터맛에 길들여진 느낌이었는데 오늘 본 하이레인은 상상을 초월한 스릴러물이었다. 사전 정보없이 그저 산에서 고생좀 하다 돌아오는 이야기로만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보는 내내 숨을 조이면 동화될 수 있었던 영화의 힘은 고소공포증 환자가 하늘에 올라가 대롱대롱 매달렸을때의 기분이라고나 할까? 모든 게 트릭이고 씨지라고 해도 아찔한 기분은 부정할 수 없었다.
영화는 두개의 축으로 하고 있다. 프랑스 젊은이 다섯 명은 발칸반도 옛 유고에 있는 산을 오르기로 한다. 여기에는 산악전문인에 버금가는 프레드의 제안에 따른 것이었다. 그런데 처음 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막다른 곳, 그들은 아예 암박등반으로 하기로 한다.
그런데 중간에 길이 끊기면서 암울한 일의 전조가 시작된다. 이때쯤 되면 누군가 한 명이 다치거나 죽거나 하겠다 라는 생각이 들 무렵 생각지도 못하게 프레드가 덫에 걸린 것이다. 세상에...산에서 덫에 걸리다니...그런데 이상은 일은 계속 일어 났다. 함정에 빠지고 어디선가 화살이 날아오고...그들이 머물고 있는 산속은 이제 지옥이 된 것이다. 산악영화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액션 스릴러물로 변주하기 시작한다.
다섯명의 친구들은 서로간에 약간의 틈을 가지고 있었다. 여자친구를 사이에 두고 티격태격하는 기욤과 로익이 그런 관계였다. 조금씩 그들을 조여오는 정체 불명의 존재, 그것은 짐승에 가까운 사람이었고 사투가 벌어진다.
영화가 끝이 났다. 흔히 주인공중의 한명이 살아남아 회고를 한다던가, 남녀 주인공이 키스를 하며 지난 고생을 덮거나 하는 그런 모습이 아니었다. 다소 충격적인 것은 자막이 올라가고 지금까지의 내용은 모두 실화라는 얘기를 한다.
그 실화내용을 여기서 까발릴 수는 없지만 분명히 유추할 만한 사유가 있어 보인다.
그런데 이영화 어디서 본 듯하다. 한달전 개봉한 한국영화 10억과 왼쪽 마지막집과도 유사하고...서바이벌 게임이 아님에도 그 다음엔 누가 죽을까 하는 추리와 아찔한 등반 장면, 그리고 지루할 새 없이 전개되는 빠른 카메라웤은 80분이라는 비교적 짧은 러닝타임과 맞물려 가는 여름 마지막 액션 스릴러물로 자리매김해 주었다.
원제 vertige는 프랑스어(발음은 베르티쥬)로 현기증이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