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독수리 에디 - [리뷰] 도전은 언제나 아릅답다

효준선생 2016. 4. 12. 07:30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게 가장 바람직한 것임은 알려주지 않아도 잘 알겁니다. 하지만 실제에서 그렇게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늘 실패를 두려워 할 수 밖에 없는 건 사회가 부실하게 짜놓은 시스템 탓이고 남과 조금 다른 인생은 패배자의 모습으로 보는 것은 사회 구성원들의 비딱한 시선 탓이라고들 하기도 합니다. 줄 서서 앞으로만 가다 보니 앞의 앞 사람 뒷통수를 볼 수가 없는 사회에서 사는 건 최소한 젊은이들로서는 불행한 겁니다. 세상이 요동치던 그때는 반칙이나 요행, 편법 같은 걸 눈 감아 주기도 했고 거기서 뭔가를 움켜쥐는 자가 지금 사회에서 목에 힘주고 사는 기성세대의 일부입니다. 하지만 요즘 청춘은요? 그랬다가는 혼이 나기 십상이고 자꾸 그러다 보니 움츠리는 게 반사작용처럼 되어 아무 일도 못하고 맙니다. 시도보다 포기가 더 빠르게 체득된 셈입니다.


 



영화 독수리 에디를 보면서 주인공 에디처럼 살 수 있는 청춘이 얼마나 될까 싶습니다. 집에 돈이 철철 넘치는 것도 아니고 올림픽 나갔다 돌아온 다음 그를 기다리는 번듯한 직업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는 일단 저지르고 봅니다. 스스로가 세상에서 가장 스키 점프를 잘하는 챔피언의 능력이 없다는 것도 잘 압니다. 그런데도 그는 해보려고 합니다. 크게 다칠 수도 있다는 것도, 남들이 비웃는 다는 것도 그에겐 별 일 아닌 듯싶습니다. 시대적 배경이 지금으로부터 30년 가까이 되어서 그렇다구요? 그럴 수도 있겠죠. 사회는 진화를 하는 게 마땅하건만 그동안 우리의 청춘은 왜 퇴보를 하고 만 걸까요?


 



스키 점프와 일상 사회 생활을 억지로 연결 시키놓은 것 같아 부담스럽지만 우린 자기가 생각한 것에서 조금이라서 이상하다 싶으면 그걸 하겠다는 사람에게 도시락 싸가지고 다니며 말리겠다고 합니다. 온통 하지마가 판을 칩니다. 희한하게도 우리도 비인기 종목에 나가는 선수들이 있습니다. 장비도 부족하고 연습 시설도 열악합니다. 올림픽 때면 그들의 악전고투에 환호를 보내지만 그 때뿐입니다. 그러고 보니 선수 층도 무지 얇습니다. 왜 안하려고 하는 걸까요? 재미가 없어서요? 돈이 안되는 종목이라서요? 부모가 하지 말라고 말려서요? 조금씩 이유도 되겠지만 우린 이미 날개를 접은 병든 독수리가 되어 버린 게 아닌가 싶은 생각부터 듭니다.


 



이 영화, 성공하는 최고의 자리에 있는 선수를 그리지 않습니다. 그럴 의지도 애초부터 없었습니다. 운동 선수 치고는 체격도 우월하지 않고 국가적 지원은 커녕 어떻게 하면 짤라 버릴까만 생각하는 위원회의 모습이 답답할 정도입니다. 그런데 그 앞에 서있는 에디의 모습은 오히려 그까짓 것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시사합니다. 개인의 성취감은 메달 색깔이나 대통령의 의례적인 축전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투입니다. 에디가 금의환향(?) 했을 때 그를 반겨준 사람들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은메달을 따고 돌아온 선수가 죄를 지은 듯 고개를 숙이는 우리의 모습과는 천양지차입니다. 이 사회가 성공의 결과보다 노력의 과정을 인정해 주고 남들이 안가는 길에 첫발을 내딛는 선구자들에게 박수를 쳐주는 조금은 따듯한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