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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 : 저스티스의 시작 - [리뷰] 떡밥과 퍼즐

효준선생 2016. 4. 1. 07:30







당대의 슈퍼 히어로 둘이 처음엔 좋지 않은 감정으로 서로를 대했다. 특히 배트맨이 슈퍼맨에 대한 판단은 상당히 감정적이었다. 그도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자신의 회사와 직원들의 고통이 슈퍼맨의 대활약(?)으로 말미암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신의 경지에 올랐다는 평을 받는 슈퍼맨에게 배트맨은 대적이 될까 애초 상대로 놓기에 무리가 있어 보이는 두 호걸을 일직선상에 둔 것은 그들의 만남이 앞으로의 장도에서 서로에게 힘이 되어 주라는 의도 같아 보였다.


 



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 : 저스티스의 시작은 정의에 대하여 기운없는 인간의 힘으로는 통제 불가한 경지에 다다른 이 불명확한 세상에서 존재하지 않는 히어로를 앞세워 해결해달라는 간곡한 부탁 같은 것이었다. 이런 점에선 슈퍼맨이 한 발 앞서 있다. 기자로 활약하면서 세상에서 벌어지는 위험 천만한 현장을 누비며 위험한 순간에 닥친 약자를 구해내는 장면들은 익히 들어 왔던 그의 선행에서 하나도 빠지지 않는다. 하지만 세상에 노출될수록 그의 입장은 난처해지고 개인적인 원한을 가득 품은 배트맨에게 소명을 해야할 그에게 하루는 짧기만 하다.


 


그런데 이 영화가 두 수퍼 히어로의 대결이나 갈등, 그리고 해소에서 재미를 찾기 보다는 두 사람을 이간질 시키고 싸움을 확장하는데 일역을 담당한 렉스 루터에게서 외연의 확장을 기대하게 만든다. 이를 테면 악역인 셈인데, 그런 이유로 배트맨과 수퍼맨 중에서 누가 이길 것 같으냐는 철부지 같은 질문은 최소 이 영화를 통해선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더불어 막판에 자신의 역할을 삽입하는 원더 우먼에 이르면 이 영화는 앞으로 저스티스 리그라는, 특정 미국 만화 회사의 주인공들을 총 출동 시켜 한 화면에 담아 보겠다는 고육책의 첫 삽이라는 기분이 든다.


 



성공한 히어로란 무한한 찬양을 받지만 실패한 히어로는 존재조차 무시당할 수 밖에 없다. 정의를 위해 악당을 용서치 않겠다는 심정은 이해하지만 둘다 평범한 인간의 경지와는 확연하게 동떨어진, 어차피 공상과학만화에서 출발한 건 알고 있지만 그래서인지 개연성 보다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여러 장면과 어차피 등장인물 소개에 그치고 마는 이번 시리즈를 과연 봐야했던 것일까 하는 의문은 아직도 남아 있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